EBM소식
Dr.허봉수 컬럼
| 제목 | 좋은 식사가 깊은 잠을 부른다. | ||||
| 작성자 | 이비엠센터 | 작성일 | 2025-10-13 | 조회 | 7862 |
![]() 수면장애는 이제 예외가 아닌 일상이 되었다. 불면, 과다수면, 밤중 각성을 아우르는 우리의 '잠 건강'이 생각보다 취약함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다. 원인은 스마트폰의 블루 라이트만이 아니다. 밤늦은 식사, 취침 직전 카페인과 음주, 불규칙한 생활리듬이 교감신경을 항진시키고 위장 활동을 밤새 지속시켜 깊은 잠을 깨뜨린다. 눈은 감았지만 장기들은 쉬지 못하는, 회복 없는 '가짜 수면'이 반복되는 것이다. 유전체 타입에 맞는 식사는 분명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잠이 그에 못지않게, 때로는 더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한다. 숙면은 인슐린 민감도와 렙틴/그렐린 같은 식욕 호르몬의 균형을 잡고, 다음 날의 선택(무엇을, 어느 정도 먹을지)을 결정한다. 반대로 야식, 과식, 단백질 과다 섭취는 위장과 간을 밤새 일하게 만들어 깊은 수면을 무너뜨린다. 잘 먹으면 잘 잘 수 있고, 잘 자야 잘 먹을 수 있다. 이 두 축이 맞물릴 때 대사는 선순환으로 돌아선다. 숙면의 관문은 빛–멜라토닌–리듬이다. 멜라토닌은 수면제라기보다 생체시계의 신호등 역할을 한다. 낮의 햇빛 노출이 합성 준비를 돕고, 밤의 어둠이 분비를 촉진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블루 라이트를 차단하는 것이 아니라 밝기 자체를 낮추는 것이다. '블루 라이트 차단'만으로는 부족하다. 저녁부터 천장 등을 끄고 전구색 스탠드 하나만 두어 조도를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여기에 취침 3~4시간 전 금식, 취침·기상 시각 고정(주말 변동 ±1시간 이내), 저녁의 전자기기 제한까지 더해지면, 침대에 눕자마자 잠들 확률이 눈에 띄게 높아진다. 음식은 장–뇌 신경축을 통해 잠과 직결된다. 행복호르몬으로 알려진 세로토닌은 뇌보다 장에서 더 많이 만들어지고, 이것이 멜라토닌의 전구체가 된다. 따라서 장내미생물을 이롭게 하는 식사가 중요하다. 과도한 당분, 가공식품, 합성조미료를 줄이고, 개인의 유전체 타입에 맞춘 단백질·지방·탄수화물 균형을 맞추며, 섬유질·폴리페놀·발효식품을 적절히 배치하는 것이다. S 타입이라면 바나나, 콩 등을, M 타입이라면 치즈, 우유, 체리, 호두, 토마토 같은 식품은 활용하여 트립토판, 비타민, 항산화 성분을 보충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는 수면제 없이 숙면을 취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잠을 너무 못 잘 경우 대사가 엉키면서 모든 것이 무너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 수면 부족은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고, 식욕 호르몬을 교란시키며,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을 증가시켜 체중 증가와 염증을 유발한다. 이렇게 대사가 무너지면 다시 잠들기가 더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따라서 생활습관, 지연된 생체리듬 같은 원인을 먼저 평가하되, 심각한 수면 부족 상태라면 일시적으로 약물의 도움을 받아 체내 대사를 안정시키는 것이 현실적이다. 이때 최소 용량으로 최단기간 사용하며, 동시에 근본적인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 약물을 끊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허봉수섭생유전체연구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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